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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세계 최고의 정원 박람회, 영국 첼시 플라워쇼 후기(2) (2015 Chelsea Flower Show)

by by nowjoo 202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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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 [조경] - 세계 최고의 정원 박람회, 영국 첼시 플라워쇼 후기(1) (2015 Chelsea Flower Show)

 

세계 최고의 정원 박람회, 영국 첼시 플라워쇼 후기(1) (2015 Chelsea Flower Show)

영국 첼시 플라워쇼(Chelsea flower show)란? 영국 첼시 플라워쇼는 세계 최대의 정원 및 원예 박람회입니다. 영국의 왕립원예협회(RHS: Royal Horticulture Society)에서 주관하며, 개최 시기는 일정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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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첼시 플라워쇼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과 쇼가든 4개에 대해서 포스팅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쇼가든과 함께 첼시 플라워쇼의 품종 코너, 소품 코너도 같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5 첼시 플라워쇼(2015 Chelsea Flower Show)

The Telegraph Garden(출처:직접촬영)

The Telegraph Garden

후원: The Telegraph Garden
디자이너: Marcus Barnett
이 정원은 De Stijl Movement(신조형주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정원에는 강한 직선을 사용해서 기하학적인 측면을 반영하였고, 대조적인 색깔들이 서로 다른 규모의 수경시설을 둘러싸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생울타리는 수직적인 디테일을 살렸고, 이런 수직적인 식재 공간 내에서 조화로움을 제공하기 위해 질감의 대비를 이용하고, 녹색과 흰색을 사용하여 색의 균형을 잡았다고 하네요.

이 정원의 네모네모한 벽과 쿠션의 색깔을 보고 몬드리안이 생각났는데, 신조형주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맞춘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처음 첼시 플라워쇼를 방문했을 때 야외 가구를 많이 사용한 점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개인정원이 흔하지 않을뿐더러, 정원박람회를 가도 야외 가구를 넣는다던가 집을 형상화하여 짓는 것 같은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는 박람회는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정원은 각기 다른 질감을 가진 식물과, 다양한 높이의 식물을 이용하여 네모네모하고 반듯반듯한 느낌을 주는 식재를 했다는 점이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내추럴한 식재를 한 것 같으면서도 정형화되게 보이는 것. 첼시 플라워쇼에서는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Cloudy Bay Garden in association with Vital Earth (출처:직접촬영)

Cloudy Bay Garden in association with Vital Earth

후원: Cloudy Bay / Bord na Mona
디자이너: Harry and David Rich
이 정원은 클라우디베이의 인기 있는 와인 두 개의 시음 노트와 특징을 반영하여 만든,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이라고 합니다. 정원 중앙의 움직일 수 있는 판잣집을 통해서 날씨가 어떻든 정원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피노누아의 어두운 흙빛 색깔에 붉은색, 보라색, 자주색의 꽃을 심고, 맑고 깨끗한 소비뇽 블랑의 색감에는 흰색과 초록색의 식재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와인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바닥포장으로 쓰인 데크가 와인의 오크통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는 붉은색과 보라색 꽃은 아주 포인트 용도로만 사용하고, 초록색을 이용한 식재를 한 점이 이정원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와인이라고 하면 대부분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오히려 이런 일반적인 색감의 사용을 절제함으로써 더 풍부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왜 와인인데 초록을 많이 썼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와인에 영감을 받은 정원이라고 해서 흰색과 붉은색 꽃만 많이 심어놓으면, 촌스럽고 쉽게 질리면서 '1차원적이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영감을 어떤 방향으로 풀어내는가가 디자인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The Homebase Garden(출처: 직접촬영)

The Homebase Garden

후원: Homebase
디자이너: Adam Frost
디자이너인 아담 프로스트는 2014년 'Time to Reflect'의 디자인으로 홈베이스에서 금메달을 딴 후 RHS 첼시 플라워 쇼에 복귀했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은 모더니즘 건축가 마르셀 브루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고, 자연과 인간이 만든 환경의 균형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식재는 주로 관상용 식재를 사용하였고, 작은 도심 공동체가 모이는 장소로서 정원에는 잔디와 물 요소를 적용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느끼기엔 가장 일반적인 주택의 정원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집과 밖이 통하는 길이 있고 물과 징검다리용 돌, 그리고 관목을 사용한 점이 우리가 영화나 들라마에서 볼 수 있는 예쁜 주택정원 같다고 생각해서 익숙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첼시 플라워쇼답게 잔디와 데크, 돌과 수경요소가 동시에 겹치는 부분이 있음에도, 시공의 디테일과 마감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자칫 심플한 정원들의 마감이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고 흐지부지 되는 경우 '이게 뭔가..'싶은 경우가 많은데, 곡선과 직선을 혼용하면서도 마감을 확실하고 깔끔하게 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정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플함이 심플하기 까지가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데, 그 심플함을 잘 재현해낸 정원인 것 같습니다.


정원 소품 및 조형물 판매 부스

정원박람회 외에도 또 좋았던 점은, 각종 물품들을 판매하는 부스도 정원처럼 잘 꾸며져 있던 점입니다. 얼핏 보면 작은 정원인데 알고 보면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도 첼시 플라워쇼의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마감에서부터 식물의 재료까지 정말 깔끔하고 완성도가 높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소품을 그저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정원 안에 직접 소품을 적용시키니, 일반인들에게는 '내 정원도 이렇게 꾸밀 수 있다'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는 것 같이 느껴져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형물 판매부스(출처: 직접촬영)
조형물 및 정원용품 판매부스(출처: 직접촬영)


식물 판매부스

식물 (꽃, 덩굴식물, 나무, 화초 등)들을 판매하는 실내 부스는 정말 압도적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품종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것들을 생화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특이한 색깔을 가진 그라스류나 처음 보는 꽃들도 정말 많았는데, 무엇보다 좋은 점은 씨앗들이 나중에 어떻게 자랄지, 샘플을 눈으로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초화류 부스(출처:직접촬영)
단풍, 초화, 다육부스(출처: 직접촬영)
덩굴, 수경식물, 드라이가든 부스(출처: 직접촬영)


정말 엄청나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기대하는 박람회다운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규모의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고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2015 첼시 플라워쇼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5월에 좋은 날씨에 영국에 여행을 가게 되신다면, 혹은 꽃과 나무를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도에도 첼시 플라워쇼에 방문했었는데, 나중에 그 경험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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